많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반 페트로비치 파블로프(1849~1936)라는 이름은 무엇인가를 생각나게 만듭니다. 오늘날 심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연구가 된 20세기 초엽에 그가 수행한 실험들은 고전이 되었으며, 그가 연구한 현상들을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이라고 부릅니다.
파블로프의 연구는 심리학자 존 왓슨이 내놓은 많은 아이디어의 초석을 제공하였습니다. 왓슨(1913)은 심리학자들이 내면의 사고, 감정, 동기 등이 개념을 폐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오히려 심리학이라는 과학은 어떻게 유기체가 환경 속의 자극에 반응하는지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왓슨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심리과학의 이론적 목표는 행동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것이다. 내성(內省)은 핵심적인 연구 방법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심리학은 관찰할 수 있는 행동에 근거한 객관적 과학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견해가 20세기 전반부 미국의 심리학에 영향을 미쳤으며, 왓슨은 이 견해를 행동주의(behaviorism)라고 불렀습니다. 왓슨과 파블로프는 의식과 같은 '심성' 개념을 평가절하하고 학습의 기본 법칙이 개이든 사람이든 모든 동물에게서 동일하다는 신념을 공유하였습니다. 오늘날 심리학이 심적 과정들을 무시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연구자는 거의 없지만, 파블로프식 조건형성이 모든 유기체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학습 형태라는 사실에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 파블로프의 실험 -
파블로프는 연구에 대한 열정에 일생을 바친 사람입니다. 아버지를 따라서 러시아 정교회 목사가 되겠다는 젊은 시절의 계획을 포기한 후에 33세의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그 후 20년에 걸쳐 소화기관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그 업적으로 1904년 러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자를 역사적 인물로 만들어준 것은 노벨상 수상 이후 생애 마지막 30년에 걸쳐 수행한 학습에 대한 그의 독창적 실험들이었습니다.
파블로프의 새로운 연구 방향은 그의 독창성이 우연한 발견에 사로잡힘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개의 침 분비를 연구하면서 입에 먹이를 넣어줄 때마다 개가 항상 침을 흘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일한 개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연구하며 음식과 연합된 자극에도 침을 흘리기 시작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습니다. 이 자극에는, 예를 들어 먹이를 보여주는 것, 먹이 그릇, 먹이를 정기적으로 가져다주는 사람의 출현, 심지어는 그 사람의 다가오는 발소리 등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정신적 타액 분비'가 소화에 관한 그의 실험을 방해하였기 때문에 파블로프가 이것이 단순하지만 매우 중요한 학습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그저 성가신 현상일 뿐이었습니다.
파블로프와 그의 조수들은 우선 개가 먹이를 예상하면서 침을 흘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이 들까를 상상해보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노력은 쓸데없는 논쟁만 불러일으켰습니다. 따라서 현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탐구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가외자극들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 개를 작은 실험실에 격리해 제멋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마구를 착용시킨 다음, 흘림 침을 측정 장치로 이동시키는 도구를 부착하였습니다. 옆방에서 개에게 먹이를 제공하였는데, 처음에는 미끄럼틀을 이용하여 개의 입 바로 앞에 먹이가 도달하도록 하였으며, 나중에는 정확한 시간에 개의 입에 고기 가루를 집어넣어 주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개가 보거나 들을 수 있지만 먹이와 연합되지 않았던 다양한 중성자극(Neutral Stimulus, NS)을 먹이와 짝지었습니다. 만일 불빛이나 소리와 같은 중성 자극이 먹이의 출현을 규칙적으로 신호해 준다면, 개는 두 자극을 연합할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먹이를 예견하여 중성 자극에 침을 흘리기 시작하겠는가? 그 답은 당연히 "그렇다."로 판명되었습니다. 개가 침을 흘리도록 입에 먹이를 넣어주기 직전에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소리와 먹이를 몇 차례 짝짓게 되자, 개는 고기 가루를 예상하여 소리만 들려도 침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파블로프는 이 절차를 사용하여 다른 자극들, 예를 들어 버저 소리, 불빛, 다리 건드리기, 심지어는 원의 제시 등에도 침을 흘리도록 개를 조건 형성시켰습니다. 이것은 사람에게도 적용됩니다. 배고픈 런던의 젊은이들이 바닐라나 땅콩버터 향을 냄새 맡기에 앞서 추상적 도형들을 제시하자, 이 사람들의 두뇌는 곧이어 추상적 도형에도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개가 입에 넣어주는 먹이에 대한 반응으로 침을 흘리는 것은 학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입속의 먹이는 자동적이고 '무조건적으로' 개의 침 분비 반사를 촉진합니다. 따라서 파블로프는 이러한 침 흘리기 반응을 무조건반응(Unconditioned Response, UR)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먹이 자극을 무조건자극(Unconditioned Stimulus, US)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흘린 침은 학습한 것입니다. 개가 소리와 먹이 간의 연합을 학습한 것이 '조건적'이기 때문에, 이 반응을 조건반응(Conditioned Response, CR)이라고 부릅니다. 이전에는 아니었지만 이제 조건적으로 침 분비를 촉진하게 된 소리 자극을 조건자극(Conditioned Stimulus, CS)라고 부릅니다. 자극과 반응의 두 유형은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조건'이 붙으면 학습한 것이고, '무조건'이 붙으면 학습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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