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할 때, 체계적으로 추리하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직관(intuition), 즉 빠르고 자동적이며 추론에 따르지 않은 감정과 사고를 따를 뿐입니다. 사회심리학자 어빙 제니스(1986)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교육 장면의 정책입안자들을 인터뷰한 후에, 다음과 같이 결론짓고 있다. "이들은 사려 깊은 문제해결 접근을 사용하지 않기에 십상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어떻게 결정합니까? 만일 이렇게 묻는다면 대부분 '책상 앞에 앉아서' 결정한다고 말할 가능성이 큽니다."



▷ 가용성 발견법

신속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을 때, '발견법'이라고 부르는 심적 지름길이 빠른 판단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마음의 자동적 정보처리 덕분에, 직관적 판단은 즉각적이면서도 일반적으로 효과적입니다. 그렇지만 인지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네먼(1974)이 수행한 가용성 발견법(availability heuristic) 연구를 보면, 일반적으로는 도움이 되는 이러한 지름길이 어떻게 가장 명석한 사람들조차 멍청하기 짝이 없는 결정을 내리도록 이끌어가는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가용성 발견법은 심리적으로 가용한 정보가 얼마나 되는지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작동합니다. 카지노에서 커다란 손실을 소리도 나지 않고 보이지도 않지만, 아주 적은 이득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도록 만들기 위해서 벨 소리와 번쩍거리는 불빛으로 신호해줌으로써 도박하도록 유혹합니다.

가용성 발견법은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에서도 우리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선명성, 최신성, 차별성 등과 같이 정보가 마음에 튀어 오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만일 2001년 9월 11일에 일어났던 사건처럼, 특정 인종 집단의 어떤 사람이 테러를 저지른다면, 그토록 극적인 사건에 관하여 쉽게 가용한 기억이 전체 집단에 인상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잘못된 대상을 무서워하기에 십상입니다. 비행기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머릿속에서 몇 가지 비행기 대참사를 그려보기 때문입니다. 자녀를 걸어서 등교하도록 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머릿속에서 아동을 유괴하여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은 머릿속에서 영화에 등장하는 식인 상어를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재채기와 기침을 하는 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것조차도 다양한 건강 위험 요인들의 지각을 고양시킵니다. 이렇게도 쉽게 가용한 이미지 덕에, 우리는 정말로 드문 사건에 공포를 갖게 됩니다.

반면에 지구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가용한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것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것을 미래의 '슬로우 모션으로 나타나는 아마겟돈'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서서히 진행하는 기후변화보다 인지적으로 더 가용한 것은 최근에 경험한 지역의 날씨인데, 이것은 지구라고 하는 행성의 장기적인 추세에 관해서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사는 지역에서 최근에 추웠던 날들에 관한 선명한 기억은 장기적인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을 감소시키며, 기억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압도합니다.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뉴저지를 황폐화시킨 후에, 극단적 기후에 관한 주민들의 선명한 경험이 환경보호 운동을 증가시켰습니다.

극적인 결과는 놀라움에 숨이 막히게 만들지만, 우리는 확률을 거의 이해하지 못합니다. 2013년에 캐나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 미국을 포함한 40개 국가는 담뱃갑에다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고문과 사진을 집어넣음으로써 선명하고도 기억에 남을만한 이미지의 긍정적 위력을 활용하고자 시도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한국에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폴 슬로비치(2007)가 지적하고 있는 것과 같이,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추리하며 확률을 무시합니다. 지나치게 느끼고 생각을 지나치게 적게 합니다. 한 실험에서는 굶주리고 있는 어떤 7세 아동의 이미지가 그 아동과 마찬가지로 구원의 손길이 필요한 수백만 명의 아프리카 아동에 관한 통계 정보를 수반하고 있지 않을 때 그 아동을 위한 기부가 더 많았습니다. 슬로비치는 "죽어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우리는 덜 관심을 보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과신

때때로 우리의 판단과 결정이 엉망진창이 되는 까닭은 단지 우리가 실제보다 더 과신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과제에 걸쳐서 사람들은 자신의 성과를 과대 추정합니다. 자신의 지식과 판단의 정확도를 과대 추정하는 이러한 경향성이 과신(overconfidence)입니다.

과신은 극단적인 정치 견해를 조장할 수도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나 비례세율의 제안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강력한 찬성이나 반대 견해를 피력하기에 십상입니다. 그러한 정책의 세부 사항을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그들의 무식함을 드러내게 만들어 다소 중도적인 입장을 표명하도록 이끌어갑니다. 때때로 아는 것이 적을수록, 덜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게 됩니다. 즉, 무식하면 용감해진다.

 사람들은 미래의 여가시간까지도 과대평가합니다. 오늘보다는 한 달 후 오늘 더 많은 여가시간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초대나 부탁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결국에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바쁜 자신을 발견하게 될 뿐입니다. 시간과 돈을 과소 추정하는 동일한 '계획 세우기 환상'이 도처에서 나타납니다. 미국 보스턴의 도시 정비 계획인 '빅 딕(Big Dig)' 프로젝트는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실제로는 20년이 걸렸습니다.

과신은 적응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과신의 측면에서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은 보다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유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매일 기상 예측을 하는 기상예보관처럼, 판단의 정확성에 대한 즉각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주게 되면, 자신의 정확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평가하는 것을 곧바로 학습합니다. 우리가 언제 알고 있고 알지 못하는지를 아는 지혜는 경험의 소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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