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배고픔을 촉발하는 것일까요? 비어있는 위의 쓰라림일까요? 배고플 때 우리가 느끼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월터 캐넌과 함께 연구하던 워시번이 고의로 풍선을 삼켜보았을 때도 그런 것처럼 보였습니다(Cannon & Washburn, 1912). 위 속에 들어간 풍선에 공기를 주입하였을 때 풍선은 위의 수축을 기록계에 전달하였습니다. 워시번은 위의 활동을 감시하면서 배고픔을 느낄 때마다 위를 수축시키고 있었습니다. 위의 쓰라림이 없어도 배고픔은 지속될 수 있을까요? 연구자들은 쥐의 위를 제거하고 식도를 소장에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이 물음에 답할 수 있었습니다(Tsang, 1938). 이 상태에서 쥐가 계속 먹었을까요? 답은 "그렇다"입니다. 마찬가지로 궤양이나 암으로 위를 제거한 사람에게서도 배고픔은 계속되었습니다. 텅 빈 위의 쓰라림이 배고픔에 유일한 원천이 아니라면 또 무엇이 배고픔을 유발하는 것일까요?



▷ 신체의 화학적 기제와 두뇌

사람과 동물은 에너지 결핍을 방지하고 안정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받아들이는 칼로리를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이 사실은 신체가 어떤 방법으로든 신체 어느 곳에서나 가용한 자원들을 기록하고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한 가지 자원이 혈당(blood glucose)입니다. 췌장에서 분비하는 인슐린의 증가는 혈당의 일부분을 지방으로 변환하여 저장함으로써 혈당을 감소시킵니다. 혈당 수준이 떨어져도 그 변화를 의식적으로 느끼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혈액의 화학적 변화와 신체의 내적 상태를 자동으로 감시하고 있는 두뇌가 배고픔을 촉발하게 됩니다. 포도당을 저장하고 있는지 아니면 꺼내 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위와 내장 그리고 간의 신호들이 두뇌로 하여금 먹도록 동기화 시킬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줍니다.

두뇌는 어떻게 이 메시지들을 통합하여 경고 신호를 내보낼까요? 여러 신경 영역들이 이 작업을 수행하는데, 어떤 영역은 시상하부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경 상호작용에는 섭식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궁상핵'이라고 부르는 시상하부 영역은 입맛을 촉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추와 식욕을 억압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신경 영역들을 탐색한 결과를 보면, 식욕 촉진 중추를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충분히 먹은 동물들이 다시 먹기 시작합니다. 이 영역을 파괴하면 굶주린 동물조차도 먹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식욕 억제 영역을 전기적으로 자극하면 상반된 현상이 나타납니다. 즉, 동물은 먹기를 중지합니다. 이 영역을 파괴하면 끊임없이 먹어서 극단적인 비만 상태가 됩니다.

혈관이 시상하부를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연결해주기 때문에, 시상하부는 혈액의 현재 화학적 상태와 다른 유입 정보에 반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시상하부가 담당하는 과제 중의 하나는 비어있는 위가 분비하는 배고픔 유발 호르몬인 그렐린과 같은 섭식 호르몬의 수준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심각한 비만을 위한 외과수술은 위의 일부분을 절개해버립니다. 그렇게 되면 남아있는 위가 적은 양의 그렐린을 분비하여 식욕이 감소하게 됩니다. 인슐린과 그렐린 이외에도, 배고픔을 감소시키는 렙틴과 PYY 그리고 배고픔을 촉발하는 오렉신 등의 다른 섭식 호르몬들이 있습니다. 

섭식 호르몬에 관한 실험 연구는 식욕감소 약물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켜 왔습니다. 코에 뿌리거나 피부에 부착하는 약물이 배고픔을 유발하는 신체의 화학물질을 상쇄시키거나 배고픔을 낮추는 화학물질의 수준을 흉내 낼는지도 모릅니다.

섭식 호르몬들과 두뇌활동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특정 체중 수준을 유지하려는 신체의 성향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굶긴 쥐의 체중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상실한 체중을 만회하려는 생물학적 압력이 작동합니다. 지방세포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아우성치며 혈액에서 혈당을 낚아챕니다. 따라서 배고픔은 증가하고 에너지 소모는 감소합니다. 굶긴 쥐가 회귀하려는 안정된 체중이 그 쥐의 조절점(set point)입니다. 쥐나 사람이나, 유전이 신체 유형과 조절점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의 신체는 음식 섭취, 에너지 사용 그리고 기초대사율(basal metabolic rate), 즉 신체가 휴식 상태에 있을 때 기본적인 신체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정도 등을 제어함으로써 체중을 조절합니다. 키스의 실험에 참여하였던 사람들을 24주 동안 보통 때보다 절반의 식사만을 하는 기아 상태가 끝난 후에는 정상체중의 3/4에서 체중이 안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안정화는 에너지 소비의 감소에 의한 것인데 부분적으로는 신체의 무기력에 의한 것이고 부분적으로는 기초대사율이 29% 감소한 것에 의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연구자들은 신체가 배고픔 추동을 초래하는 엄밀한 조절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이들은 서서히 진행하는 체중 변화가 조절점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때로는 심리적 요인들도 배고픈 느낌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다양한 맛의 음식을 무한정 먹을 수 있게 하면, 사람이든 동물이든 과식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이유에 근거하여 어떤 연구자들은 생물학적이고 고정된 조절점이라는 생각을 포기하였습니다. 대신에 사람들의 체중이 칼로리 섭취와 소비에 근거하여 정착하는 수준을 나타내는 정착점(settling point)이라는 용어를 선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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